스탠리 큐브릭과 디지털 시계의 탄생

스탠리 큐브릭은 디지털 시계의 아버지로 여겨지지 않지만, 그와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60년대 큐브릭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개발하면서 우주비행사들이 착용할 미래형 시계를 구상했다. 그는 이 개념을 해밀턴 시계 회사에 전달하고, 영화의 소품으로 제작할 수 있는지 요청했다. 결과적으로 제작된 소품은 영화에서 한 번도 집중 조명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디지털 전자 시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해밀턴의 연구개발 책임자인 존 버지(John Bergey)는 실제로 디지털 시계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1968년 영화의 성공 이후, 버지는 해밀턴이 텍사스에 본사를 둔 전자 회사인 일렉트로/데이터(Electro/Data)와 협력하여 해밀턴 내에 새로운 펄사(Pulsar) 부서를 설립하도록 했다. 그들의 목표는 디지털 시계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1970년까지 작동 모델이 완성되었지만, 영화에서 묘사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버지는 우연히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하여 펄사 발명을 수백만 미국인에게 선보였다. LED 디스플레이는 많은 전력을 소모하여 기본적으로 꺼져 있었고, 버튼을 눌러야 빨간 숫자가 1.5초 동안 켜졌다. 호스트인 조니 카슨은 1,500달러(현재 약 13,000달러)의 가격에 놀라며 "이 시계는 당신이 파산한 순간을 정확히 알려줄 것"이라고 농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에피소드와 시계는 큰 화제를 모았다. 1972년까지 펄사는 생산 모델을 준비했고, 가격을 2,100달러로 설정했다. 첫 생산 런인 400개는 며칠 만에 매진되었다. 1973년, 펄사는 P2라는 더 저렴한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을 출시했으며, 가격은 395달러였다. 제임스 본드가 "007 죽느냐 사느냐"에서 착용하면서 P2는 큰 인기를 끌었다. 판매 수치와는 달리, 이 시계는 큐브릭의 소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2006년 해밀턴은 큐브릭의 비전을 기리기 위해 ODC X-01을 출시했지만, 여전히 숫자를 완벽하게 재현하지는 못했다. 현재 X-01은 eBay에서 약 1,5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Source: www.core77.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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